[현장 카메라]검사도 생활도 혼자?…장애인에겐 ‘공포 방역’

2022-02-21 11



'재택 치료' 체제가 생존의 공포로 다가오는 장애인들도 있습니다.

혼자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인이 코로나에 걸리면 기본적인 생활을 도와줄 활동지원사를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오미크론 유행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자가검사에 재택치료까지 코로나19 대응이 사실상 시민들의 '셀프 방역'으로 바뀌었는데요.

'셀프 방역'의 사각지대를 찾아 현장으로 갑니다.

시각장애인 이동진 씨는 자가검사키트를 써야할 때마다 난감합니다.

우선 키트를 구하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약국 문에 품절이라고 적혀있어도 일일이 물어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동진 / 시각장애인]
"코로나 자가검사키트를 사려고 하는데요. (아직 입고된 게 없어요.)"

키트를 구해도 문제입니다.

검사하고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혼자선 할 수가 없습니다.

[이동진 / 시각장애인]
"설명서가 점자로 지원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사용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는데 그럼 저희는 질병으로부터 보호를 못 받는 상황이 되는 거잖아요."

중증 장애인들은 집에 혼자 격리되는 것이 더 무섭다고 말합니다.

석 달 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던 중증 근육장애인 A 씨.

장애인 전담 병원의 병상이 부족해 자택에서 대기해야 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 중증 장애인들의 재택치료가 우려된다고 말합니다.

[A 씨 / 중증 근육장애인]
"비대면으로 문 앞에 약 등을 두고 가시는데 그런 걸 혼자 받으러 나갈 수도 없을뿐더러 밥 먹고 세수하고 자고 이런 것을 혼자 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

A 씨처럼 도움 없인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들은 평소 활동지원사와 생활하는데 확진되는 순간 활동지원사를 구하기가 더 어려워 집니다.

감염 우려 때문에 나서는 활동지원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A씨 / 중증 근육장애인]
"보건소에서는 응급 상황이 생기면 응급실에 전화하라고 하는데 (일부 중증 장애인들은) 그 전화도 할 수가 없거든요. 그 상태로 방치되다가 혹시 정말 안 좋은 상황으로 진행될까봐 염려가 큽니다."
 
학생들의 등교 전 주 2회 자가검사 권고에 장애 학생 학부모들은 등교 중단을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김현미 / 발달장애 학생 어머니]
"(아이가) 자폐성 장애거든요. (자가검사 이유를) 설명해서 이해시키는 건 좀 어려울 것이고. 상당 부분 강제성을 띠어야 할 것이고. 대놓고 학대하는 거예요. 학교 안 보낼 거예요."

현행 방역체계상 장애인은 집중관리군이 아닌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됩니다.

[황백남 /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대표]
"정부 시스템에서 장애인은 누락돼 있다는 것이 큰 문제죠. (집중관리군에) 장애인을 포함시켜주고 자가검사키트든 해열제든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죠."

셀프방역 체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은 생존의 위협마저 느끼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김남준 장동하


정다은 기자 dec@donga.com